국민 가계부채 폭발 일보직전

지난 2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분기에만 25조 가량 증가한 가계대출이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은 담보 위주의 대출을 소득(상환)위주로,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원금 상환 거치기간 3~5년에서 1년 이내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담았다. 

▲ 사진은 세종특별자치시 신도시 지역의 첫마을 아파트 전경

그러나 전체 가계빛이 1200조원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22일 정부 유관 기관이 함께 종합대책을 낸 것은 가계부채가 그만큼 위험성이 크다는 방증이다.
당장이야 저금리에 기대 부채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 해도 앞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폭발위험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는 보편적이다. 급증한 가계부채의 구조 곳곳에서 위태로운 연결고리도 발견된다. 전세난에 못 이겨 소득에 비해 상환 부담이 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나 원금 상환은 유예하고 이자만 내는 채무자 등이 약한 고리로 지목된다. 한은은 최근 개발한 가계부실위험지수(HDRI)로 평가한 결과 국내 112만 가구의 부채가 부실해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고 고액자산가나 자가거주자도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것에 박근혜 정부는 자유롭지 않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해 경제위기를 돌파하려 했다. 지난 8월 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를 한시적으로 완화한 뒤 1년 더 연장했고, 저금리 대출 상품을 만들묘 부동산 붐을 이끌어냈다.  이 때문에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2년말 159.4%에서 지난해 말 164.2%로 높아졌다. 한국은행이이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위험지수가 100을 넘는 가계부채 위험가구만 112만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빚만 143조원이다.

가계부채의 심각성에 대하여 정부는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줄이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가계부채 종합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 이번 대책이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기 때문이다. 물론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대출원금 거치기간을 줄이는 등의 노력은 가계 대출에 대한 수요를 줄이긴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출 수요를 줄이려면 이 같은 간접적 대책보다 직접적 대책을 사용함이 옳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정부는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줄이는 것 에 대한 조언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담보인정비율(LTV)은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줄 때 적용하는 담보가치(주택가격) 대비 최대 대출 가능한도를 말한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연간 총 소득에서 해당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과 이자 상환액을 합한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지난해 8월 정부는 이들을 각각 70%, 60%로 대폭 인상했다. 이들의 비율을 낮춰야만 가계가 대출할 수 있는 대출금 총액이 줄어든다. 2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이 8%에 달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줄이고, 가계부채로 인한 리스크를 축소하려면 이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도 가계부채의 위험을 체감하지 못한 것일까?

22일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 대책에 대하여 광주 서구을이 지역구인 천정배의원은 23일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여 정부 대책에 대한 비판을 하였다.

천정배 국회의원(광주 서구을)은 무책임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을 비판하며, 정부 경제 정책의 무능과 정책 혼선에 대하여 엄중한 책임 추궁을 촉구했다. 

천 의원은 “정부가 어제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박근혜 정권이 한 나라의 경제 정책을 제 손바닥 뒤집듯 처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같은 정권, 같은 경제수장 하에서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일로 국가의 경제정책이 조변석개를 넘어 너무나 가볍고 무책임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천 의원은 “정부가 가계부채 정책의 기본 방향을 안정화 쪽으로 바꾼 것은 늦게나마 다행”이라면서 “그러나 불과 1년 전 한국은행의 독립성까지 흔들며 반강제로 금리를 인하하게 만들고 LTV·DTI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국민들에게‘빚을 내서 집 사라’고 부추기다가 이제 와서 한마디 사과도 없이 선제적 대책이라 말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다”고 질타했다. 

천 의원은 “1년 전의 잘못된 정책으로 빚을 늘리고 일부 파산 위기에 몰린 국민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며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총선 출마를 위해 곧 자리를 뜰 것이고, 후임 부총리는 자기가 한일 아니라고 면피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천 의원은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은 내용상으로도 한계가 있다”며 “이번 방안이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 확보에 치중한 반면 과중한 가계부채로 한계상황에 몰린 채무자, 특히 저소득 다중채무자와 관련된 대책은 제대로 된 언급조차 없다”고 밝힌 뒤 “그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채무 재조정이나 부채탕감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천 의원은 “가계부채 문제를 종합적인 시각에서 다시 마련해야 하며 정부 경제수장의 무능과 정책 혼선에 대한 엄중한 책임 추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200조원에 달하는 국민 가계빛은 결국은 정부가 1년 앞도 내다 보지 못하는 경기부양책과 부동산 정책에 기인 한 바가 크다는 점에서 향후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의 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과, 부동산업계와 건설업체들은 이번 7.22 조치로 모처럼 활황세를 보이던 부동산경기가 다시 급랭할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와 한은등의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약효가 그리 오래 가지 못 할것 같다는 평가를 정부 당국자는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편집국장 김부유  rokmc4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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