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해외연수, 새 조례 만들어놓고 낡은 관행대로?

세종시의회는 행안부 개정 권고안에 끼워 맞춘 국외출장 조례를 입법취지에 맞게 운영하라

[세종인뉴스 이강현 기자]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대표 김해식, 이하 참여연대)는 23일 세종시의회 의원 해외연수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7월 세종시의원들이 관광·외유성 해외연수로 비난을 받아왔다며 이후 의원들의 무분별한 해외연수를 방지하기 위해 연수계획을 투명하게 심의하자는 취지에 맞게 ‘공무 국외 출장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지만 첫 시행부터 기형적인 운영으로 입법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의 지방의회 의원들에 대한 공무국회 출장에 관한 조례 개정 권고안에 따른 조례는 ‘연수일정 중 1일 최소 한 개 이상의 기관을 방문’원칙과 비공개였던 국외출장 심사위원회를 공개하며 심사위원회를 투명하게 하는 것과 심의위원회의 구성에 민간을 확대하고 개최일정을 20일 전에서 40일 전으로 앞당겨 심의내용이 충분히 출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각 지방의회에 권고한 바 있다.

행안부의 조례개정 권고안에 따른 세종시의회는 조례 개정 후 첫 해외연수로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차성호)는 16일부터 21일까지 4박 6일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방문했으며, 교육안전위원회(위원장 상병헌)는 16일부터 22일까지 5박 7일간 호주 퀸즐랜드주 일주일간 출장을 갔다. 이들 2개 상임위원회 해외출장이 새로 제정된 국외출장 조례가 처음으로 적용되었던 출장이다.

참여연대는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신도시 개발과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 모색 및 스마트시티 조성 선진 사례 벤치마킹을 목적으로, 교육안전위원회는 직업교육 정책의 우수함과 선진국의 안전관리 정책 벤치마킹을 위해서 개정한 조례에 근거한 공무국외출장이어서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혀왔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과연 입법 취지에 맞게 이번 출장이 잘 진행되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참여연대는 부정적인 입장 배경에 대해 우선, 세종시의회는 올해도 관행대로 연수를 준비해오고 있다가 뒤늦게 행안부의 조례 개정 권고안을 받아들였으며, 개정된 조례에 따라 공개로 진행된 이번 심사위원회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결국은 이미 진행된 항공권 예약과 기관방문 협의를 이유로 계획된 연수의 허가승인을 주문하는 시의회의 자세는 설득력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시의원 전원이 해마다 꼭 국외공무연수를 가야만 하는 것인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도, 해외경험이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의원보다 더 많은 공무원이 포함된 상황에도 딱히 수긍할 만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위 지적에 대해 연수예산과 연수 장소의 문제도 아니라면서, 공무국외출장이 꼭 필요한가, 아닌가의 해묵은 논의를 해결할 새 조례를 만들어 놓고도 관행을 이유로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데 있다며, 그동안 꾸준히 시민사회에서 소리 높여온 문제들을 투명하게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조례가 제대로 운영될 것인지 우려가 크다는 입장을 밝히며 세종시의회는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에 관한 조례’를 입법 취지에 맞게 운영할 가이드라인을 확립하고, 조례에 맞게 공무국외출장의 필요성부터 출장지 선정 등의 논의 프로세스를 일목요연하게 시민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강현 기자  blackwolflk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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