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의 명상일기

살아있음의 지복(至福)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수연] 아침 여섯시쯤이면 자연스레 잠에서 깨어난다. 지난밤 무더위에 몸을 한참 뒤척이며 잠을 들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잠이 들었는데 어느새 아침이다. 의식이 돌아왔을 때 맨 먼저 감지되는 것은 열린 창밖으로 들려오는 수많은 풀벌레소리와 때때로의 새소리이다.

의식을 귀에 모은 채 나도 모르게 희미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벌레와 새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일제히 연주하는 자연의 음악은 지극하여, 베토벤의 교향곡도 한참 여기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이 소리를 무심하게 들으면서 나는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또 한 번 크게 감탄하였다.

아! 아름다운 세상이로다. 저리도 신비로운 지구별에 나는 아직 살아 있었구나. 아! 아름다운 생이여. 지복하도다. 그냥 이렇게 살아있어서 행복하여라. 단지 지금 이 순간 숨 쉬고 있으니 이토록 가슴 설렐 수 있구나! 지금 이 순간 다른 무엇이 또 필요하겠는가? 그냥 존재 자체가 전부요, 희열이요, 환희인 것을. 이 찬란한 인식만으로 그저 족하고 충분할 뿐.

힌두이즘에서는 생명을 존재, 의식, 지복으로 규정하고 있다. 생명은 실재하며, 의식(인식)이며, 그 자체가 지복(至福)이라는 것이다.

고대 인도인들의 인생에 대한 통찰은 참으로 놀랍다. 인간은 행복하려고 애써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저 살아있음 그 자체가 이미 지극한 행복이라는 것이다.

쓸데없이 행복이라는 허상을 만들어놓고 인간은 그걸 얻으려 분투하며 살고 있다. 인생의 이치를 깨달으면, 본연의 생명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우린 모두 그냥 그 자체가 행복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행복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는 아직 인생을 알지 못한다. 아! 살아있다는 것은 그저 그것만으로도 행복이어라.(수연)

수연(水然) 기자  root8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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