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마다 해직 당하는 세종시청 비정규직 기간제

시장님 이게 뭡니까?

세종시 기준인건비 돌려막기하나

[세종인뉴스 김부유 기자] 지난 9일 세종충남지역노동조합 비정규직 지회(지회장 이광화, 이하 지회)는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자치단체 소속 무기계약직 노동자에 대한 “기준인건비” 집행률과 "기간제 고용안정"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세종시의 최근 2년간 기준인건비 집행내역과 2017년도 기준인건비 예상 집행내역(세종시청 제시안 기준표)을 확인해 보면 세종시의 비정규직 기준인건비 집행률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도 예상집행 내역은 아래 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기준인건비 11,812,554,000원 책정에 결산액은 9,874,000,000원으로 집행률은 83.6%로 예상된다. (관련 예산안은 무기직노동자 및 환경미화원에 대해 시 측이 제시한 인상안 기준액이다.)

세종시의 최근 2년간 기준인건비 집행 내역 및 20'17년도 기준인건비 예상 집행내역(시측 임금인상 제시안기준표)

이들이 제기한 문제는 "행자부의 ‘지방자치단체 기준인건비(무기계약직) 책정기준'에 따르면, 각 지자체의 기준인건비 예산이 수립되고 이 예산에 근거해 행자부에서 보통교부세와 특별교부세 형태로 지자체의 부족한 예산을 지원받는다"며 "그런데 지자체는 기준인건비로 받아온 예산을 목적에 맞게 사용하지 않고 다른 직군의 종사자 인건비로 전용하거나 심지어 사업비로 전용해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세종시청과의 단체교섭시 “인건비를 모두 집행하지 않는다면 남은 인건비 예산은 어디에 사용하는가”라는 질의에 대해 시 측은 "남은 인건비 예산은 다음연도로 이월해 사용한다"고 답변했다며 "이는 명백한 세금 세탁"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세금 세탁'이라는 표현은 국민의 세금으로 편성된 정부예산 지원금을 당초 목적인 '인건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전용해 사용하거나 다른 사업 인건비로 쓴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청 측의 답변에 대해 지회 측은 "사용하지 않고 다음 연도로 이월해 사용할 인건비 예산이라면 애초 예산 책정 단계부터 인건비 예산을 축소해 책정하고 행자부로부터 지원받는 교부세도 함께 축소해서 받는 게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자체에서 국비지원을 요청해 사용하고 남은 예산은 불용처분이나 명시이월사업비로 다음 연도도 넘기고 행자부나 세종시의회에서 불용처분과 명시이월사업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는다.)

특히 지회 측은 "행정수도를 지향하는 세종특별자치시는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무기계약직 노동자'의 임금은 기초자치단체인 이웃 아산시와 부여군, 청양군보다도 현저하게 낮게 책정돼 있다"면서 "아산시 대비 1인당 연간 3백만 원 정도의 차이가 발생할 정도"라며 "같은 업무를 보고 있는데도 특별자치시의 무기계약직 노동자의 임금이 낮게 책정 집행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분개했다.

지회는 또 "세종시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최저임금 지급 위반을 피하고자 기존에 받던 상여금인 기말수당을 기본금으로 합산하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전환할 방침"이라며 "이런 방식이라면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세종시는 무기계약직 전환과 관련해서도 정부방침(9개월 이상 지속 근무하고 향후 2년간 지속될 업무라면 상시지속업무로 규정하고 올해 연말까지 무기계약직 전환)과 기간제법(2년 계속 근로 시 무기직 전환)을 교묘하게 피해 왔다"고 주장했다.

세종시청 공무직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세종시는 기간제 근로제 계약을 6개월마다 재계약하는 방식으로 1년 6개월간 6개월씩 3회로 나눠 계약하고, 1년 6개월 뒤에는 계약해지하고 그 자리에 다른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는 악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공무직 직원 F씨는 "집회를 하면서 시장 면담을 요청해도 단 한 번도 만나주지 않은 것은 물론 단체교섭 시에도 얼굴 한번 볼 수 없었다"면서 "심지어 아침 출근길(시청 엘리베이터)에 집회하던 직원이 시장에 대한 예우를 갖춰 인사를 해도 제대로 받아주지 않는다"며 이춘희 시장의 오만한 노동관에 대해 비판했다.

한편 이들은 또 "세종시가 행자부에 보고한 자체 실태자료에 따르면, 136명의 기간제 및 단시간 공무직원 중 지난 2016년과 2017년 무기계약직 직원 전환은 단 1명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자료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