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2017년 세종시 고등학교 입시결과를 보며

한솔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정시2명,수시1명 합격생 배출 등

[세종=한국인터넷기자클럽] 세종인뉴스 독자기고= 오늘 아침 기쁜 소식을 들었다.

▲ 문지은 위원장

운영위원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한솔고등학교 학생 두 명이 정시로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이다. 세종시가 생긴 이래로 서울대에 정시합격생은 처음이라는데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이로써 한솔고 서울대 합격자는 올해 졸업생만 세 명이다.

조치원에 있는 세종고에서도 수시로 2명, 정시로 1명의 합격생이 있다고 하며, 국제고도 서울대에 5명의 합격생이 있다고 한다. 서울대가 입시 성공의 척도는 아니겠지만, 자녀의 교육 환경에 대한 우려로 아직도 왕복 서 너 시간의 거리를 통근버스로 출퇴근하거나, 기러기아빠를 하는 공무원들이 많은 세종시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고무적인 일이다.

처음 세종시에 고등학교에 막 입학하는 딸아이를 데리고 이사할 때 주변 분들이 걱정이 많으셨다. 교육여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신도시에서 고등학교를 보내면 대학은 어찌 보내려 하느냐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남편 직장이 세종시에 내려올 때 대학 때문에 이산가족이 될 수 없다는 생각과 새롭게 발전하는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그러나 세종시에서의 아이의 학교생활은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분위기도 전에 살던 곳 보다는 느슨했고 교육수준도 그다지 높지 않아 보였다. 무엇보다도 주변에 불평과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으셨고, 교육 때문이라며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가족들도 있었다.

▲ 2017대학입시에서 모두 5명의 학생이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세종국제고등학교(사진=세종인뉴스)

스마트 교육의 자립형 고등학교라 해서 믿고 내려왔던 내가 좀 무모했나 하는 후회와 함께, 나도 아이를 위해서 서울에 가야 하나 하는 고민도 잠깐 했었다.

그러나 주변에 좋은 뜻을 가진 학부모님들과 함께 학부모회에서 아이들과 함께 봉사하고, 조금이라도 나은 학습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도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따르며, 좋은 교육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중간 정도 하는 내 아이가 가장 쉽게 실력을 향상시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보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를 경쟁자삼아 이기도록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아이들이 모두 수준이 향상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미래에 세종시 아이들은 사회에서 서로 의지가 되는 선·후배가 되어 줄 것이 아닌가?

한솔고는 올해 5회 졸업생을 맞는데 우리 아이는 작년 4회 졸업생이다. 아이가 학교를 졸업했는데 운영위원으로 봉사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일단 내 아이가 학교에 다니지 않으니 눈치 보지 않고, 학교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과 학부모도 내 아이가 어떤 특혜(?)를 받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갖지 않으시기에 내 말을 다른 뜻 없이 받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였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 중재역할을 잘 했었는지 모르겠지만 학부모님들께는 되도록 선생님을 믿어 주십사 설득했던 것 같다. 학부모가 선생님을 믿어드려야 아이들이 선생님 말씀을 믿고 따르게 되고 그러한 분위기에서 교육이 보다 더 잘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 대학입시에서 해마다 서울대학교 합격생을 배출하는 세종고는 2017학년도에는 정시 1명, 수시 2명 등 3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사진=세종인뉴스)

서울대 입학생을 많이 배출해 내는 것이 좋은 교육이냐고 반론할 분들이 계시겠지만, 서울대 입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그것을 성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그리고 그러한 학생들을 위하여 뒤에서 끊임없이 가르치고 격려하고 희생해 주신 선생님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우리아이가 서울대 간 것 보다는 아니겠지만 오늘의 입시 결과는 정말 기분 좋은 소식이다. 아직 원하는 결과를 통지 받지 않은 학생들도 좋은 소식이 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제는 교육 때문에 세종시에 이사 오지 못하겠다는 공무원은 안 계셨으면 좋겠다.

⇒독자기고를 한 문지은씨는 현재 세종시 한솔고등학교 운영위원장직을 맡고 있으며, 제4대 세종특별자치시학교운영위원장 연합회 상임부회장과 세종 무궁화로타리클럽 회장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서정분 기자  jbseo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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